728x90 반응형 SMALL 재해석 가족 에세이35 돌나물 캐가는 게 어때서... 구청에서 시민들에게 텃밭을 분양해 주는데, 3월에 분양 공고가 나간다. 이번에 다시 당첨이 돼서 채소를 키우게 됐다. 그 텃밭에서 생긴 일이다. 딸과 텃밭에 함께 갔다. 나는 물을 주고 딸은 집에서 싹을 틔워 가져온 아욱을 심었다. 나는 분양 받은 텃밭 두둑 주변으로 탐스러운 돌나물이 모여 있는 걸 발견했다. 뜯어 가져가면 몇 끼 반찬을 해 먹을 정도였다. 내가 손아귀에 잡을 정도로 한 줌 뜯고 있는데, 딸이 내 손에서 돌나물을 뺏으려고 했다. 나는 순간 절대 놓지 않으려는 마음이 들어 딸을 피했다. 딸은 텃밭 고랑을 밟고 신발에 흙이 묻고 축축이 젖는데도 심지어 텃밭 가장자리를 밟으면서도 내 손에 있는 돌나물을 뺏으려고 했다. 나는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연신 “텃밭, 밟지 마!”라고 외쳤고,.. 2024. 6. 17. 타이밍이 중요해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어떤 기사를 봤는데, 어릴 때 하루 종일 동영상만 보거나 게임만 하는 ‘카우치 포테이토(couch potato)“는 성인에만 해당하는 내용이 아니라 어린이들에게도 적용된다는 것이다. 이런 어린이들은 노년기에 뇌졸중이나 심장 마비를 겪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는 것인데…. 그래서 하루에 3~4시간은 가벼운 신체활동을 할 것을 권장하더라. 핀란드의 동부대 연구진이 13년 동안 청소년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라고 했다. 나는 나름대로 집안일을 하고 외출도 하고 수영도 일주일에 두 번 하고 있어서 산책이라고 생각하며 하루에 오천 보 정도 걸어주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런 생각까지는 좋았다. 성탄절이라 크리스마스 선물 대신 아이들에게 영화를 보러 가자고 했다. .. 2024. 6. 17. 나도 모르게 친정엄마처럼 "엄마!""왜!"내가 약간 화난 톤이라는 걸 느끼며 아들한테 실수했다는 걸 직감했다. 그런 말이 불쑥 왜 나왔는지 처음엔 나도 몰랐다. "왜 화났어?"아들은 기분이 상해있었다. 이렇게 톤에 민감하다니! 학원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아들은 예비 고3으로 이번 달부터 입시로 연기학원에 다닌다. 관심 있었던 학원에 다니니까 나에게 안 하던 말이 늘었다. 영수학원에 다닐 때와는 사뭇 달랐고 낯설어서 적응이 안 된 것 같다. 나는 아들이 화났다고 묻는 모습에서 갑자기 친정엄마 생각이 났다. 뭔가 틀렸다고 가르쳐주려는 말투. “그게 아니고.”, “하지 마라!”….친정엄마는 우리 세 자매가 결혼해서 자녀가 있는데도 습관적으로 하시는 말투가 있어서, 바꾸시라고 딸들이 자주 말하곤 했다. 그럴 .. 2024. 6. 17. *엽아, 고마워! *엽아, 고마워! 꿈에 대학교 때 동창이었던 *엽이가 나왔다. 나를 못 잊고 찾아와서 우리 집 주방에서 설거지를 도와주고 있었다. 정장 차림이었으나 머리는 단발에 끝이 휘어져 올라가 있고 몸은 비쩍 말라서 볼품이 없었다. 정말 이성으로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엽이는 날 만나려고 사람들한테 물어 물어서 찾았다고 했다. 그는 자꾸 나와 만날 기회를 찾기 위해 대화를 이어 나갔고, 나는 바쁘지도 않으면서 바쁘다며 피했다. 정말 본인은 신경 쓴 모습인데, 나는 그가 촌스럽게 느껴지고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맘에 안 들더라. 눈치도 없는 애 같고. 무슨 미련으로 꿈에 나타났는지? 꿈에 나타난 게 악몽 같았다. 나는 그 친구를 좋게 생각해 보기로 했다. 대학 시절에 내게 정성이 묻어난 편지를 줬고, 수업 마치고 집.. 2024. 6. 17. 이전 1 2 3 4 5 6 7 8 9 다음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