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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석 가족 에세이35

친구같은 엄마 우리 집 막내딸은 흥이 많다! 흥이 줄줄 넘쳐서 내가 감당하기가 버거울 때가 많다. 6학년이면 잠잠해질 나이 같은데 그건 내 착각인 것 같다.심심한 시간이 되면 내 볼을 자기 친구처럼 꼬집고 흔들어 댄다. 딸은 아주 재밌어한다.‘나는 이걸 대주고 있어야 해, 뿌리쳐야 해!’하며 한참을 고민하고 있는데 딸이 뺐던 양 손가락으로 다시 내 볼에 몇 차례 조물조물해서 화가 나기도 한다.“그만 좀 해!”그러면 딸은 더 꼬집으며 귀엽다고 한다. 내가 엄마인지 딸의 딸인지, 딸의 태도를 보면 내가 친구이자 딸 같다. 평소에 딸이 학원에 다녀와서 숙제하고 두세 시간 정도는 핸드폰과 노트북으로 동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하는데 그때는 잠잠하다가. 내가 밤 10시가 넘어 보고 있는 걸 걷어가려고 하면 딸은 ‘보리·쌀’ 놀이나.. 2024. 6. 13.
별 따기 나는 아들에게 양말을 뒤집지 말라고 수없이 말했는데 고1 때 고쳐졌다. 그때는 기적이 일어난 것 같았다. 그 뒤로 막내딸도 그랬지만 막내는 좀 더 일찍 고쳐졌다.“오빠는 고1 때 바뀌었어, 너는 좀 더 빨리 바뀌면 좋겠어!”물론 효과가 있었다. 아들을 생각해서 도를 닦은 결과, 딸도 화내지 않고 기다렸다. 간간이 달래서 얘기했더니 초등학교 6학년인 딸이 바뀌더라. 매번 말하지 않아도 가랑비에 옷 젖듯이….지금도 가끔 뒤집힌 양말을 발견할 때도 있지만 그때는 ‘그럴 수도 있지.’ 하고 가볍게 느끼게 되었다. 요즘 막내와 또 별 따기 전쟁을 하는데, 그건 딸이 아침 7시 반에 안 일어나면 밥을 안 먹는 습관이다. 나는 늘 “뭔 소리야, 왜 그때 안 일어나면 밥을 못 먹어!" 라고 핀잔한다. 시간이 많은데 왜.. 2024. 6. 13.
자장면 노래 싸락눈이 풀풀 날리는 1월 중순, 모처럼 따뜻한 주말이었다.“엄마, 짜장면 사줘―. 짜장면―.”막내딸이 계속 짜장면 노래를 불렀다.“집에 짜장 라면이 있는데 뭣 하러 사먹어! 라면 끓여 먹자!”딸은 한사코 싫다며 짜장면을 사달라고 했다. 딸 위로 언니와 오빠가 있어서 점심을 한 번에 차려줘야 하는데 막내가 조르니 난감했다.“짜장면 안 사준지 3개월이 넘었다고! 사줘, 사 주란 말이야!”딸에게 내 말은 TV에서 듣는 정보에 불과했다. 들어도 그만 안 들어도 그만인 얘기였다. 그러니 다음에 사주겠다는 얘기도 들릴 리 만무했다. 조르는 통에 눈살이 찌푸려지고 강추위에 옷을 여미듯 마음도 얼어붙어 더 움츠러들었다. “짜장면 한 그릇이 짜장 라면 열 그릇 값인데…….”나는 머릿속으로 안 갈 이유만 찾고 있었다. .. 2024. 6. 13.
스케이트장은 어디야? 입춘이 지난 2월 둘째 주 일요일, 모처럼 따라 붙는 아들과 딸의 손을 잡고 서울광장스케이트장에 갔다. 예약을 2주 전에 해놓고, 은평구에서 중구 스케이트장까지 버스를 타고 한 시간 반쯤 걸리는 곳이라 생각하고 넉넉히 12시 반쯤 나섰다. 버스는 갈아타지 않아서 편했고 자리에 앉은 후로 몇 십분 깜박 졸다 일어나도 한참의 여유가 있었다. “남자 외국인은 다 멋있어! “주위를 둘러보던 아들이 외국인 남성을 선망하며 말했다.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멀쑥한 외국인이 배낭을 메고 한국에 와서 여행하는 모습이 자유롭고 멋져 보였던 것이다.“외국에 가서 너도 혼자 여행 다니면 외국 사람들이 너를 그렇게 볼 걸!” 나는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는 뜻으로 아들에게 말했다.광화문에 내려 이순신장군 동상을 지나치고 있었다. .. 2024.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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