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SMALL 재해석 가족 에세이35 계산대까지 갔다드릴게요 ----- 카트를 밀며 생기는 일 2 롯데몰에서 우연히 낯익은 아줌마 두 명을 만났다, 먼저 나를 알아보고 가까이 왔다. 생각해 보니 한식 조리 과정을 같이 배운 사람이었다. 같이 배울 때는 안 친했던 두 분이 이럴 때 나한테 아는 체를 하는 게 신기했다. 먼저 아는 체를 했던 한 아줌마가 마트에 가냐고 물었다. 나는 그렇다고 했는데 그러면 같이 가자고 했다. 나는 ‘뭐 그럴 수도 있지!’ 하는 생각에 같이 가고 있는데, 같이 간다기보다 옆줄을 맞춰서 가고 있는 느낌이었다. 두 아줌마는 속닥속닥하며 가고 나는 혼자 조금은 떨어져서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카트를 잡고 입구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나를 세우더니 그 아줌마가 카트를 같이 쓰자고 했다. ‘뭘 불편하게 같이 써, 각자 쓰면 되는데! “라고 .. 2024. 6. 17. 고양이 카페 가고 싶어! ----- 카트를 밀면 생기는 일 1 평소에 막내딸이 “고양이 카페, 고양이 카페…….” 하고 노래를 불러댔는데, 우리 동네에는 없어서 못 간다고 예전부터 얘기해 놓은 상태였다. 방학이라 집에서 TV 보는 시간과 게임 하는 시간이 많아져 나는 일부러 산책하자고 자주 부추겼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었다. “싫어, 엄마 혼자 가! 나 쉬고 싶어.” “맨날 쉬는데 또 셔?” 개학이 며칠 안 남았다고 투덜대는 딸은 공부 안 하는 방학이 더 좋단다. 나는 아이들이 학교 가는 게 재미있고, 그리운 때가 왔으면 좋겠다. 나도 어릴 때 학교 가는 게 싫긴 했다. 소극적인 나는 공부하는 것도, 친구들 사귀기도 쉽진 않아서였다. 초등학교 시절이 왜 그리 더디게 가던지. 나의 어린 시절과 딸은 차이가 있지만 학교에 가기 싫은.. 2024. 6. 17. 왼손잡이 인터넷으로 기사를 보다가 왼손잡이가 한국에서 5% 정도 된다는 문구를 보고 큰딸에게 말하고 있는데, 막내딸이 자기 방에서 듣고 있었나 보다. “나, 그럼 5% 안에 드는 거네!” 왼손잡이란 사실이 자랑거리가 된 것이다. 순간 내 어린 시절 있었던 일과 남편의 말이 떠올랐다. 딸처럼 나도 왼손잡이다. 80년대 후반 초등학교 시절, 우리 집에서는 나 혼자 왼손잡이였다. 엄마가 고치게 하려고 부단히 노력은 하셨지만 안 됐다. 엄마에게 혼나고 학교에서는 선생님께 혼이 났었다. 왼손으로 글을 쓰는 것은 일언반구의 대꾸도 할 수 없이 무조건 안 되는 행동이었다. 나는 가정에서나 학교에서나 눈치 보는 아이였지만 고쳐지지 않았었는데, 무서운 학교 담임선생님을 만나서 오른손으로 글을 쓰게 되었다. 그래서 양손잡이가 됐다.. 2024. 6. 15. 홍시 라테 추석에 홀로 계신 친정아버지 집에 들렀다가 일어나려고 하는데, 아버지가 냉동실에서 언 홍시를 꺼내며 가져가라고 하셨다. “가져가면 저만 먹어요!” 나는 아버지를 만류하며 말했다. “그래도 가져가라.” 아버지의 말에 도로 냉동실에 넣으려다가 꼭 가져가라고 하신 말씀에 도로 배낭에 넣었다. “아빠, 빈손으로 가려고 했는데 가방이 가득 찼어요. 잘 먹을게요.” 아버지는 어머니가 제 작년에 돌아가시고 혼자되셨다. 어머니가 아프지 않고 건강한 모습으로 계셨다면 이렇게 자식들이 찾아올 때 음식도 푸짐하게 만들어 놓고 돌아갈 때는 이것저것 바리바리 싸주셨을 것 같다. 아버지가 뭐라도 싸줄 게 없는지 살피시다가 냉동실에서 꺼내주신 여덟 개의 홍시. 나는 집에 꽉 찬 냉동실과 집으로 갈 때 버스와 전철을 몇 번씩 갈아타.. 2024. 6. 14. 이전 1 ··· 3 4 5 6 7 8 9 다음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