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님 지음
<이삐언니>
복이는 밤나무정 별생원 댁 딸이다. 밤나무정 삼거리에 있는 친구 송엽이네 집에 가서 놀기로 했는데 송엽이가 엄마를 따라 이모 집에 가서 자기도 그런 일이 있으면 엄마를 따라갔을 거라 생각하고 이해해 준다.. 복이는 허전한 마음을 달래려고 나물을 캐러 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집으로 안 가고 반대방향으로 마음 닿는 데로 길을 나선다.
봄이라는 밝은 기운과 마음속에서 이끄는 발걸음 따라, 산 고개를 넘고 넘으며 길을 가다가 이삐언니가 살고 있는 지역까지 다다른다. 이삐언니는 어머니의 일을 거들고 자신의 주부 수업을 위해서 자신의 집으로 오게 된 친척언니, 이삐언니는 2년 가까이 함께 살다가 시집을 갔다. 이삐언니의 외모와 성격을 소개하는 장면도 있고. 복이의 행동을 통해서 이삐언니의 사랑을 알게 해 준다.. 복이는 네 자매 중 맏이인데, 아기인 막내 명이에 샘이 났다. 부모님이 조금도 자신한테 사랑을 주지 않는다고 여겨 관심을 받고자 했던 행동이 오히려 부모님에게 혼이 난다. 서러운 마음에 방앗간에 숨어 울고 있다 잠이든 복이를 안고 집으로 데려온 이삐언니, 그날부터 복이는 언니 방에서 지내게 되었다. 자신의 허전한 마음을 누구보다 알고 채워주던 언니(내가 요구하는 것은 무엇이든 들어주던 언니), 부모님의 관심을 받으려고 미운 행동을 하다 혼이 나도 나를 이해해 주고,, 물동이를 이고 가다가 깨뜨려도 감싸주던 일, 복이 한 테는 어려운 자수를 가르쳐주고 못해도 칭찬해 주는 부모의 역할을 대신해 주고 언니역할도 해주던 이삐언니.
느낀 점:
나한테도 이삐언니같은 존재가 있었다면, 의지도 하고 언니한테 사랑도 많이 받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연하게 마음이 이끄는 길을 따라 삼십 리가 더 되는 멀고 낯선 곳으로 가게 됐지만 이삐언니가 사는 곳(넙드리( 마을)을 떠올리고 찾아가면서 두려움은 없어지고 주변 어른들에게 물어물어 이삐언니가 살고 있는 집에 가게 된다. 시집간 이삐언니는 홀시어머니를 모시고, 임신한 상태에서 밭일을 하며 힘들게 살고 있지만 복이는 언니의 미소에 행복을 발견한다.
언니를 다시 만나게 돼서 반갑고 언니의 깊은 정을 다시 느낀 복이, 하룻밤을 이삐언니네에서 자고 이튿날 형부의 도움으로 말 수레를 타고 집으로 가게 되며 이야기가 끝난다.
마음이 이끄는 길을 따라 걱정 없이 길을 떠나는 복이의 천진함과 길을 따라 가며 보는 풍경을 복이의 시선으로 그려내는 것이 글을 읽는 묘미가 아닌가 싶다.
p.19
“나는 봄의 밝은 빛과 기쁨에 둘러싸여 있었다. 그리고 나는 나를 이끌어 온 길을 믿었다.
……. 나는 귓전을 스쳐 가는 어떤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삐 언니가 생각나지 않니? 이 쪽 어딘가에 살고 있을 텐데!’.....” 이 목소리를 복이는 길의 귀띔, 대기의 떨림, 혹은 나의 마음속에서 울려오는 영혼의 속삭임으로 펼쳐놓는다.
언니에게 처녀 시절의 모습은 사라졌지만 입술엔 바라던 선물을 가득 안은 아이처럼 만족한 웃음이 떠올라 있었다. 언니의 외모는 많이 달라졌지만 언니 자신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한 송이 들꽃을 닮아 다정하고 부드럽고 빛나던 언니의 아름다움은 예전 그대로이며 세월이 흘러갈수록 그 향기는 더욱 무르익어 갈 것이다..
…….
그늘 속에 핀 버섯 같은 어머니의 얼굴을 떠올려 보았다. 수많은 여자들이 빛이 들어오지 않는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는 것처럼 침울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세상에는 그러한 삶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가슴 뿌듯하게 차오르는 희망을 꼭 움켜쥐었다.
…….
나는 언니가 알고 있는 아이가 아닌 것이다. 언니를 찾아가기 위해 집을 나섰던 것이 아니다. 언니 집을 찾아간 건 예기치 못한 우연일 뿐이었다. 언니에게 이 말을 해야 했다.
“언니.”
<안개 골짜기>
“내가 어렸을 적, 어느 해 겨울이었다. 왕곡 방망동에 사는 고모할머니가 시집 조카 내외를 우리 집에 데려와 그 해 겨울을 우리와 함께 지내게 하신 적이 있었다.”라고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광암 아저씨의 섬>도 이렇게 서두가 시작된다.
고모할머니의 조카인 광암 아저씨가 할아버지의 심부름으로 떠나고 남은 아주머니가 아이들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는데, 기억에 지워지지 않는 이야기. 미암산 안개골에서 일어난 기괴한 이야기이다. 광암 아저씨의 아버님은 논을 많이 가진 자작농이었는데, 논을 호시탐탐 노리던 오오이시 일본사람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를 혼쭐 낸다는 게 잘못되어 죽게 되어서 아버지는 고문으로 죽고 재산은 몰수되고 아저씨 내외도 멀리 도망쳐 해남 북평 땅으로 갔다. 그곳의 생활은 어려웠고 아이들 셋을 낳지만 모두 돌 되기도 전에 죽고 결국 그 마을 김부자네 집에 머슴으로 들어갔다. 김부자 영감이 더 젊고 힘 좋은 일꾼을 들이려고 어느 날 미암산 안개골을 추천해 주며 그동안 일한 삭을 주지 않고, 안개골의 땅을 빌려주는 계약을 했다. 그곳은 김영감 말과 다르게 옛날부터 도깨비골로 유명한 음산하고 황폐한 곳이었다. 억울하게 죽은 어린애들과 연고가 없어 거두지 못하는 어른들의 시체를 버리는 곳이었다. 주변에서 말류 했지만 “안개 골짜기는 두 사람을 허용하는 하나뿐인 희망의 땅”(아이가 아줌마의 얘기를 듣고 말하는 거라고 하지만 사실 작가의 말 같다.)이라 여기고 그곳에서 정착하려 한다.. 하지만 폐허가 된 집을 고치는 인부가 와서 사고가 생겨 도망가고, 부부도 지내면서 눈에 보이지 않지만 느껴지는 소리들, 밤에도 도통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괴상한 소리가 난동을 부리듯 들려 더 이상 지낼 수 없다고 생각한 아저씨는 북평의 김영감을 찾아가 계약 해지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한다. 부인은 이곳저곳을 수소문하여 해송리 와송당이란 곳에 있는 초당 할아버지를 찾아가 액막 부적을 받아와 집안과 근처에 곳곳이 붙인다. 그러자 억울하게 죽어간 사람들이 나타나고 살려 달라 구원을 요청한다. 하지만 부적은 쫓아내는 것이지 그들을 구해주는 건 아니었다. 아저씨는 부인의 만류에도 부적을 뜯으라 하고 같이 그곳을 떠나자고 한다.
아저씨의 마음의 결정(그곳을 떠나기로 결정)을 암시하는 내용 -
참나무 숲에 고목나무뿌리 근처에 입을 딱 벌리고 있는 구멍, 막대기가 빠져들어 가면 겪었던 아저씨의 공포. 그곳은 들어가면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은 깊이를 가졌고 가늠할 수 없는 곳. 광암아저씨의 두려움을 나타내주는 복선인 것 같다.
자전적 동화라고 하는데, 아마 이런 안개골짜기 같은 곳에 떠도는 소문을 모티브로 이야기를 쓰지 않았나 싶다. 그렇기 때문에 그곳에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실감 나게 잘 보여준 것 같다. 그렇지만 그 귀신들에 대한 얘기는 출몰하고 사라지는 정도로만 마무리한 것 같다. 작가는 거기까지만 보여주는 설정으로 매듭지은 것 같다.
주제는 결말에 나오는데, 화자인 어린아이 복이가 얘기하는 것으로 나오지만 작가가 하는 말인 것 같다. 결코 어린이의 눈으로 쓴 것 같진 않다.
그곳은이 세상의 모습이 아니었고 떠도는 영혼들이 가득 들어 사는 신비로운 곳이었다. 푸르스름한 연기 같은 안개의 띠를 두르고 있는 그곳은무자비한 인간들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 거부의 땅이었다. 그제야 아주머니는 안개 골짜기의 참모습을 깨닫게 되었으며 아저씨를 이해했던 것이다.
…….
한결 가벼워진 아주머니의 마음속으로 싱싱한 솔잎의 향기가 적시듯 스며들었다. 이 가지 저 가지로 옮겨 앉으며 지절거리는 산새들의 노래에 아주머니의 가슴은 알 수 없는 기쁨으로 가득 차올랐다.
* 안개 골짜기는 난리 통에 죽어간, 정처 없는 사람들이 버려져 사는 곳이지만. 광암아저씨댁의 처지를 얘기하는 것 같기도 하다. 장돌뱅이의 삶을 사는, 죽지 못해 사는 사람들의 마지막거처. 광암아저씨를 허용하는 희망의 땅이라고 작가는 얘기하지만 마지막에는 떠나는 것이 기쁨이고 희망으로 묘사된다. 그동안 그 부부는 몰랐던 것이다. 안개로 뒤덮인 자신의 삶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살았는데 안개골짜기를 통해 더 이상 이런 생활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걸 알고 떠나는 것이다. 이제 제대로 살아보겠다는 의지와 희망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뒤에 “광암 아저씨의 섬”에서 이 두 부부의 희망의 정착지를 작가는 그려 보인 것 같다.
<봄이 오는 날에>
2월 하순의 어느 날, 어머니가 입학을 앞두고 시집올 때 가져온 귀한 천으로 지어 놓은 옷을 입히셨다. 혼자 학교를 걸어가야 돼서 연습시키시려나 했는데 할아버지를 따라 행화촌 할아버지의 회갑 잔치에 가게 되었다. 가는 길은 멀었는데 집에서 키우는 개, 월이가 따라 붙였다. 처음에는 쫓았으나 계속 따라와서 쫓지 못하고 월이도 행화촌 할아버지 집까지 오게 되었다. 그곳 잔치 음식이 맛있어서 너무 먹는 바람에 탈이 나서 뒷간에 여러 번 가게 되었고, 한 밤중에 할아버지를 깨우기 죄송해서 혼자 나왔다가 새끼를 낳은 월이를 목격하게 되고 할아버지에게 얘기한다. 낮에 수레를 빌려 월이를 데리고 가려고 했으나 아침에 일어나 보니 월이가 없다. 황급히 할아버지와 집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마루 밑에 월이가 새끼를 품고 젖을 먹이고 있었다. 지나가던 달섭이 아저씨한테 얘기하니 월이가 새끼를 한 마리씩 물고 간밤에 왔을 거란다. 다섯 번이나 새끼를 물고 그 먼 길을 오갔을 월이를 생각하며 안도감과 대견함과 모성의 책임감을 느낀다. 자신도 과거의 내가 아닌 혼자 학교 갈 준비가 된 마음이 성장된 나를 발견한다.
“나는 어제의 내가 아니었다. 할아버지의 계획은 충분히 성공을 거둔 것 같았다. 나는 부란기의 알에서 깨어나 희망과 믿음을 가지고 어마어마하게 큰 세상 속으로 용기 있게 출발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시아버님과 딸을 배웅하는 어머니의 눈빛(번갯불 지나가듯 한 순간에 일어난 일)의 묘사가 시선을 끌었다. 어떤 뜻일까? 무서웠다, 기쁜 눈이었다, 고통스럽다가, 겁먹은 듯 조심스러운 평소의 얼굴이 되었다는 표현.
<월이의 귀가>
이웃 마을에 다녀온 할머니가 치마에 싸 오신 것이 갓 낳은 돼지 새끼였다. 어미가 죽어 새끼 세 마리를 갖고 왔는데 어미젖이 없어 길섭아저씨에게 염소젖이라도 구해오라고 한다. 가 볼만 한 곳을 다 돌아보았으나 구하지 못한 아저씨, 할머니는 미음을 써서 먹여보나 한 마리는 이튿날 죽고 두 마리도 더 먹으려 하지 않고 죽어간다. 공교롭게도 돼지 새끼를 데려오고 며칠 안 돼 월이가 새끼를 낳았는데 모두 죽어서 돼지 새끼를 살리려고 월이의 젖을 먹인다. 그것이 소문이 나서 동네 사람들이 개가 돼지 새끼를 낳았다며 우르르 구경을 오는 통해 집안이 난장판이 되니 이를 피하려 어머니는 판철이네 집으로 가곤 했는데 그곳에서 어머니의 커다란 웃음소리를 처음 듣게 된다. 끊임없이 소곤거리고 깔깔거리는 햇빛 같이 밝은 처녀 시절의 모습.
새끼 돼지가 젖을 뗄 무렵 어느 날, 월이가 행방불명이 된다. 가끔 찾아오는 친척 한 분이 주막에 묶여 있는 월이를 보았다고 해서 찾아간다. 개가 돼지 새끼를 낳았다고 해서 특별하다 생각한 까마구란 사람이 훔쳐다가 주막에 갖다 놓고 주막 주인에게 관리하게 한 것이다. 까마구가 주막으로 온다는 걸 알고 기다리다 까마구가 온 걸 알고 뒤쫓아 가다 발이 미끄러지며 도랑으로 떨어진다.
까마구를 놓치고 주막으로 와 주인 내외를 용서하고 싶지 않았지만 바깥분이 몸이 불편한 걸 알고 참고 발길을 돌려 월이와 함께 집으로 돌아온다. “인자부텀 마음씨를 착하게 묵고 잘 사시오.”라고.” 그들을 위해 덕담을 해준다. 집으로 다시 돌아온 월이는 기쁨을 이기지 못하고 떠오르는 달을 쳐다보며 컹컹컹 짖으며 이야기가 끝난다.
<날아라, 태극기>
해방되기 두 해 전 추석 무렵의 일, 작은아버지는 도의 한 관청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관청의 여러 벽에 태극기를 그려 놓았는데 그것이 발각되어 도망쳐 본가로 숨어들었다. 일본 형사들이 본가에서도 작은아버지의 흔적을 발견 못했으나 안방 벽 달력 위에 걸린 일본기가 태극기로 고쳐진 것이 발견돼서 할아버지는 경찰서에 끌려가 보름 만에 풀려나고 작은아버지는 여러 형무소에 수감됐다가 재판을 통해 7년형을 언도받았다..
그런 모습을 알고 있던 복이와 동생 덕이. 태극기는 그 당시 입에 오르내릴 수 없는 말이고 그릴 수도 없는 대상이었다. 대한민국의 모든 흔적을 없애려고 하는 일제강점기 시절에는 그랬다. 집안이 쑥대밭이 된 것이 태극기 때문이라 덕이는 태극기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태극기기 뭔지 묻는 덕이에게 복이는 아이의 시선으로 말해준다. 그 내용이 강렬하면서도 압축적이고 그 시절의 고통을 다소 가볍게 낮춰주며 사람들의 마음속에 애국정신이 살아있음을 나타내주는 것 같았다.
“태극기는 무지무지 무섭게 생겼어.”
“호랭이보다 무서워?”
“호랭이보다 무섭제.”
…….
“콧짐을 뿜으면 회오리바람이 휘이익! 일어나서 뭣이든지 몽땅 입 속으로 빨려 들어가 분당께.“
: 옷도 들어가고, 비개, 비찌락, 집도, 큰 나무도 들어가고. 소, 돼지는 안 잡어 묵지만 일본 사람만 잡어묵고. 덕이는 일본 사람을 미워한다고 얘기한다. 복이도 맞장구를 치고. 태극기는 쪼그만 달력 속에 들어가지만 연기로 변해 갖고 소리도 안 나게 기어들어가고 나올 때도 연기로 변해 갖고 들어가는 굉장한 힘을 가졌는데 그걸 만든 분이 작은아버지라고 덕이가 상상력을 발휘에 얘기한다.
“너 연기 잡을 수 있냐?”
“태극은 죽어도 일본사람한테 안 잽힌당께.”
<광암 아저씨의 섬>
광암아저씨가 할아버지의 심부름으로 백도라는 인적이 드문 섬에 찾아가고 그곳에서 생활하면서 미래의 희망을 본다. 몇 가구 살지 않는 그곳은 오갈 곳 없는 사람들이 떠밀려와 사는 곳이다. 그곳은 온통 바위로 된 섬이라 물도 없어 빗물을 받아 식수로 사용하고, 농사도 지을 수 없는 열악한 땅이지만 그곳 사람들은 정이 있고, 소금이란 자원이 있다! 그곳에서 땅세로 받은 소금을 아저씨는 필요로 하는 지역 사람에게 팔아 수익을 만들고 그것을 가지고 할아버지에게 간다. 할아버지에게 그것을 드리고 그 땅을 사겠다고 한다. 그곳에 댐을 만들어 식수로 사용하고 흙을 실어다 나무와 풀이 뿌리내리도록 하겠다는 꿈을 그린다. 내 당대에 안 되면 후손, 후손의 후손에게 물려야 할 일인지도 모른다는 내용에서처럼 희망이 꽃을 피울 수 있는 섬이다. 광암아저씨는 부인과 함께 왕곡 방망동을 떠나 백도를 향하면서 동화는 끝난다.
'책 읽고, 기억에 남는 생각들 > 동화랑 동시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린 도둑> (4) | 2024.12.10 |
---|---|
<눈물상자> 도서 서평 (6) | 2024.11.13 |
겨울속으로 (0) | 2024.08.25 |
건방진 도도군 (2) | 2024.07.16 |
책 먹는 여우 (4) | 2024.07.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