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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

모래여인의 사랑

by eye-bird 2024.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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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떻게 용서할 수 있어

그가 나한테 어떻게 했는데

아니야, 다 과거야

잊을 거야

 

모래여인이 팔십이 넘은 그녀의

마음에 있다

잊는다고 잊힙니까?

눈앞에 과거가 보여도

지나칠 수 있어야지요  

 

예수 믿으면 천국 갈 수 있어

과거는 묻으면 돼     

 

모래여인이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과거를 주세요

제가 가져갈게요     

 

안돼, 줄 수 없어!

남편이 나한테 어떻게 했는데

용서를 빌 때까지는 어림도 없어

나 같이 당해봐야 한다고     

 

십자가에 못 박히는 예수가

말했어요

저들이 모르오니, 용서해 주세요!
 

미련하시지

사랑은 때론 미련해요     

 

당신도 예수를 믿고 있어요

세례요한이나 유다처럼

믿음을 저버리나요?     

 

당신이 십자가에 못 박힐 때도

남편을 사랑할 수 있나요

그의 눈에서 떨고 있는

아픔을 느끼나요

긍휼히 바라보는 고통을      

 

당신이 맞으며 고통받을 때

때리는 남편을 보는 고통을

 

예수를 믿는 

남편을 사랑하는 일이에요     

 

그녀의 눈에서

눈물의 모래가

하염없이 떨어졌다

모래여인이 줄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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