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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베고니아 고개를 숙였지      땅에 닿도록     시들지 않는 피를      꽃잎에 담가      내가 떨어져      네게 닿을 때까지     나비의 날개에      실어 보낼 때까지 2024. 11. 16.
낙엽 또 떨어지는걸      나는 너보다 빠르게떨어지고 다시 싹트는걸왜 몰랐을까   아픔이 꽃처럼 터져기쁜 고통으로 터져투명하게 떨구는 걸 내 안에꽃 피고잎 져서낙엽으로 쌓이는 걸너도 몰랐을까 2024. 11. 16.
응급조치 스파게티 점심으로 막내부터 라면을 먹이고, 아들은 오리훈제에 된장찌개와 반찬을 차려줬다."어쩌지!"1시 반인데 밥솥에 밥이 없었다. 곧 큰딸이 들이닥칠 텐데, 햇반을 살까? "엄마, 점심 메뉴가 뭐야?"큰딸이 오늘도 현관문으로 들어오며 말했다."네가 좋아하는 토마토스파게티 해줄게!""아싸!" '스파게티면은 많고, 소스?'소스가 1인분 밖에 없었다. 3인분을 해야 하는데 어째? 막내도 스파게티를 보면 자기도 먹겠다고 할게 뻔한데. 난 응급조치에 들어갔다. 양파와 햄을 먼저 기름에 볶고, 1인분 소스에 채 썬 토마토를 넣고, 비장의 무기인 가루를 반 스푼 넣는다. 치킨스톡! 마지막으로 소스에 토마토케첩을 한 번 둘러 간을 맞췄다.스파게티면은 삶는 것이 좀 귀찮은 일인데, 이번에 전자레인지용 쿠커를 샀다. 쿠커에 스파.. 2024. 11. 15.
드립 라면 “밥 먹어!”아침 8시쯤 깨웠는데, 막내는 재량 휴일을 만끽하고 있었다.“나가, 나 더 잘 거야!”사춘기가 물오를 듯 오른 딸과 맞서는 건 중학생보다 못한 엄마가 된다. 나는 얼른 문을 닫아주며 나왔다.  10시 반, 지금 시간을 놓치면 막내가 아침을 거를 것 같았다. 물론 나는 미리 챙겨 먹었다. 엄마의 힘은 밥심에서 나온다. 사춘기 자녀 셋을 감당하려면.막내는 침대에서 핸드폰을 쥐고 여전히 뒹굴뒹굴하고 있다. 나는 책상에 쟁반 채 장조림 계란밥을 놓고 나오면서 말했다."아침 먹으면 라면 끓여줄게. 토요일에 먹는 거지만, 오늘은 특별히!"딸은 군말 안 하고 말했다.“오케이!”나는 아까와는 다르게 유유히 방을 나간다. 막내는 내 뒤통수에 대고 당부했다.  “물 한강 만들지 마!”“왜, 한강 만들면 노벨문.. 2024.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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